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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B 보컬 그룹 특집] #05. 드루 힐(Dru Hill)
    아티스트 집중 조명/R&B 보컬 그룹 특집 2022. 5. 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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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B 보컬 그룹 특집의 네 번째 주인공은 볼티모어(Baltimore)에서 결성된 힙합/R&B 그룹 드루 힐(Dru Hill)이다. 파워 보컬 시스코(Sisqo)와 미성의 섬세한 보컬인 재즈(Jazz)를 주축으로 활동하였으며, 노키오(Nokio), 우디(Woody), 스콜라(Scola) 등 나머지 멤버들은 앨범마다 탈퇴와 영입을 반복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재즈도 탈퇴하여, 시스코, 스모크(Smoke), 블랙(Black)의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드루 힐(Dru Hill)

    드루 힐은 선배 그룹 조데시(Jodeci)의 음악과 유사한 점이 많다. 곡의 스타일도 비슷한 데다가 솔로 보컬들의 질감, 하모니의 느낌까지도 조데시를 빼다 박은 듯하다. 특히 시스코의 열정 넘치는 발성과 화려한 애드립은 케이씨(K-Ci)의 그것과 일맥상통하고, 재즈의 미성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감성은 조조(Jojo)의 그것과 딱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드루 힐은 조데시의 아류에 불과한 그룹일까? 그렇지만도 않다. 조데시가 뉴잭스윙이나 슬로우 잼 R&B 등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 드루 힐은 힙합의 색채가 훨씬 짙게 가미된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선보였다.

     

     

    *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1, 2집 시절

    드루 힐의 정규 1집 앨범 [Dru Hill] (왼쪽, 1996), 영화 소울 푸드의 OST 앨범 (가운데, 1997), 정규 2집 앨범 [Enter The Dru] (오른쪽, 1998)

    드루 힐은 첫 등장부터 강렬한 존재감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R&B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In My Bed', '5 Steps', 'Tell Me' 등이 수록된 셀프 타이틀의 1집 앨범 [Dru Hill]은 1996년 발매 당시 미국 R&B 차트에서 5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인증하였다.

     

    그 이듬해인 1997년, 소울 푸드(Soul Food)라는 영화의 OST로 드루 힐의 신곡이 실리는데, 이 곡이 바로 'We're Not Making Love No More'이다. 이 곡 또한 드루 힐을 논하면서 빼놓으면 섭섭할 만한 명곡이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모두 베이비페이스(Babyface)가 프로듀싱하였는데, 그간 베이비페이스가 주로 호흡을 맞춰 오던 그룹이 보이즈 투 멘이나 애즈 옛 같은 부드럽고 감미로운 팀들이어서 조화가 맞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막상 들어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것이다. 드루 힐 특유의 강렬한 하모니와 베이비페이스의 섬세한 송라이팅 능력이 탁월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R&B 발라드이다.

     

    1998년에 발표된 2집 앨범 [Enter The Dru]는 드루 힐의 커리어 내에서는 물론이고, R&B 음악의 역사상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하는 명반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앨범은 미국 US 차트와 US R&B 차트 모두에서 2위를 기록하였으며, 'How Deep Is Your Love', 'Angel', 'What Do I Do With The Love', 'These Are The Times' 등 다양한 장르의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 멤버들의 솔로 활동

    보컬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멤버들 간의 다툼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테지만, 드루 힐만큼 유독 불화가 잦았던 팀이 또 있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딱 노래 부르는 스타일만큼 성격도 거친지랄맞은 사람들이 모인 팀이었기에 어찌 보면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예고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드루 힐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리드 보컬 시스코가 1999년 솔로 1집 앨범 [Unleash The Dragon]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앨범이 예상치 못하게 상당한 대박이 나게 된다. 아직도 R&B 발라드의 고전으로 회자되는 'Incomplete'을 비롯하여, 섹시한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 힙합 R&B 곡인 'Thong Song', 여성 R&B 보컬인 칭키(Chinky)와 함께 호흡을 맞춘 슬로우 잼 R&B 'Is Your Love Enough?' 등을 주목할 만하다.

     

    드루 힐의 감성 보컬 재즈도 의미 있는 솔로곡을 발표한다. 영화 너티 프로페서 2의 OST로 실린 'Here With Me'가 그것인데, 재즈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파워풀한 고음이 돋보이는 명곡이다.

     

    시스코의 정규 2집 앨범 [Return Of Dragon]은 2001년에 발표되었다. 이 앨범은 1집만큼 흥행하지는 못했는데, 드루 힐 멤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Without You'나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실린 R&B 발라드인 'Dream' 같은 곡은 들어볼 만한 곡들이다.

     

     

    * 후반기 커리어

    드루 힐의 정규 3집 앨범 [Dru World Order] (왼쪽, 2002), 정규 4집 앨범 [InDRUpendence Day] (가운데, 2010), 시스코 3집 앨범 [Last Dragon] (오른쪽, 2015)

    드루 힐은 2002년, 스콜라라는 새 멤버를 영입하여 5인 체제로 3집 앨범 [Dru World Order]를 발표한다. 'I Should Be'를 타이틀곡으로 하여, 'Men Always Regret', 'I Love You' 등의 존재감 넘치는 R&B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나, 1, 2집의 아성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5년이 되자 드루 힐은 그들의 히트곡을 모은 베스트 앨범 [Hits]를 발표한 후 잠시 대중들의 뇌리에서 잊혀지는 듯했으나, 2010년에 돌연 새로운 네 번째 정규 앨범 [InDRUpendence Day]를 발표한다. 이 앨범은 우디가 탈퇴한 대신 타오(Tao)라는 새 멤버를 영입하여 만든 앨범으로, 시스코의 카리스마와 재즈의 섬세함을 두루 갖춘 타오의 매력적인 보컬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존재감 넘치는 보컬을 영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 또한 대중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한다.

     

    이 앨범의 패인을 분석해 보자면, 1~3집에 비해 지나치게 음악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힙합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소울풀한 느낌을 잃지 않았던 1~3집의 음악들에 비해 4집의 음악들은 지나치게 트렌드를 좇아가려는 모습을 보여, 드루 힐이라는 팀이 가진 정체성과는 다소 어긋나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Makin Luv'와 같은 곡의 가치는 이 앨범에서 단연 군계일학이라 할 만하다. 또, 팀의 프론트 맨 시스코는 2015년, 솔로 정규 3집 [Last Dragon]을 발표하며 나름의 존재감을 표출하였지만, 이미 불안한 라이브와 여러 구설수로 인해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 마무리

    2017년 발표한 드루 힐의 크리스마스 스페셜 앨범 [Christmas In Baltimore] (왼쪽), 앨범 발매 당시의 드루 힐 (오른쪽)

    2017년, 드루 힐은 [Christmas In Baltimore]라는 스페셜 EP 앨범을 발표한 뒤 2022년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어째 90년대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R&B 보컬 그룹 중 현재까지도 전성기 때와 같은 건재함을 유지하고 있는 팀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어 보인다. 시대의 흐름에 어쩔 수 없는 도태인 것인가.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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