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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보컬 그룹 특집] #02. 보이즈 투 멘 (Boyz II Men) (2)아티스트 집중 조명/R&B 보컬 그룹 특집 2022. 4. 25. 12:10728x90반응형
90년대 R&B 보컬 그룹 특집의 첫 번째 시간으로 보이즈 투 멘 편을 선보였다. 한 편으로 끝내고 싶었지만, 결국 분량 조절 실패로 인해 오늘 2편까지 준비하게 되었다. 나의 학창시절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아티스트들 중 하나였기에 유독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지난 시간에는 팀의 베이스이자 나레이션을 담당했던 동굴 목소리의 주인공, 마이클 맥커리(Michael McCary)가 탈퇴한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남은 멤버인 네이선 모리스(Nathan Morris), 와냐 모리스(Wanya Morris), 숀 스톡맨(Shawn Stockman)의 3인 체계로 지금까지 팀이 유지되고 있다. 오늘은 보이즈 투 멘의 가까운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까지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 리메이크 앨범 발표와 일본 활동
마이클 맥커리 탈퇴 후 처음 발표한 앨범은 2004년작인 [Throwback Vol.1]이었다. 대즈 밴드(Dazz Band)의 원곡 'Let It Whip'으로 앨범의 문을 흥겹게 열어주고 있으며, 이어지는 'Let's Stay Together'(알 그린 원곡), 'What You Won't Do For Love'(바비 칼드웰 원곡) 등을 통해 훵크/소울 그루브를 이어가고 있다. 테디 펜더그라스 원곡의 'Close The Door', 아이즐리 브라더스 원곡의 'For The Love Of You'와 같은 명실상부 소울의 히트곡들도 보이즈 투 멘 특유의 스타일로 멋지게 재해석되어 있다. 앨범의 후반부에는 보이즈 투 멘이 가장 잘하는 러브 발라드 스타일의 편곡들도 제법 맛볼 수 있는데, 'Sara Smile'(홀 앤 오츠 원곡), 'Human Nature'(마이클 잭슨 원곡), 'Time Will Reveal'(드바지 원곡), 'You Make Me Feel Brand New'(더 스타일리스틱스 원곡) 등은 압권이다.
2007년에 발표한 또 하나의 리메이크 명작, [Motown Hitsville USA]가 있다. 미국 흑인음악의 산실이라 평가받는 모타운 레이블은 마빈 게이(Marvin Gay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등의 걸출한 소울 거장들을 배출하기도 하였으므로 R&B/소울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라면 모타운에 대한 경외감이 없을 수 없을 터. 게다가 보이즈 투 멘은 실제로 3집 [Evolution] 앨범까지 모타운 레이블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으니 모타운 음악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앨범에서 그들은 앞서 밝힌 모타운의 거물급 선배 가수들의 곡 'Mercy Mercy Me', 'Ain't Nothing Like The Real Thing'(마빈 게이 원곡), 'I Was Made To Love Her', 'Ribbon In The Sky'(스티비 원더 원곡) 등을 비롯하여, 'Just My Imagination'(더 템테이션스 원곡), 'The Tracks Of My Tears'(더 미라클스 원곡), 'Easy'(더 코모도스 원곡) 등을 리메이크하였는데, 이 리메이크 작업들의 포인트는 원곡을 훼손하지 않고 곡이 발표되었던 당대의 사운드와 무드를 최대한 구현하려 노력한 것이다. 빈티지 소울의 무드와 보이즈 투 멘 특유의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가 어우러진, 최고의 리메이크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보이즈 투 멘은 2005년, 2006년에 일본에서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먼저 2005년에 발표한 [Winter / Reflections]는 일본에서 히트를 기록한 겨울 노래들을 리메이크한 곡들과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캐럴 넘버들을 수록하여 2CD로 구성한 앨범이다. 나카시마 미카의 원곡 'WILL'을 리메이크한 CD1의 2번 트랙 'WILL'을 타이틀곡으로 하였다.
이듬해인 2006년에 발표된 'The Remedy'는 오랜만에 리메이크 없이 순수 창작곡으로만 채운 앨범이다. 하지만 발표 당시 일본에 한정하여 발표되기도 했고, 예전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는 못한 앨범이다. 첫 트랙 'Muzak'에서의 뛰어난 가창력은 여전히 주목할 만한 포인트이다.
*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
꾸준히 앨범 발표를 이어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즈 투 멘의 명성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왕년에 제법 잘 나갔던 R&B 가수'라는 타이틀을 안은 채 역사 속 한 페이지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사실 보이즈 투 멘이 후반 커리어에서 주춤하게 된 원인을 생각해 보면, 대중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캐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보이즈 투 멘이 그나마 대중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결과물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던한 느낌보다는 약간은 빈티지한 사운드에 가까웠을 것이다. 지금 소개할 세 앨범 중에서도 그나마 빈티지한 느낌이 강한 2009년작 [Love]나 2017년작 [Under The Streetlight]에서 소폭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힙합 등 새로운 사운드를 시도했던 2014년작 [Collide]의 경우 별다른 피드백 없이 그대로 묻혀 버렸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대중들은 보이즈 투 멘에게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기대한다기보다는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처럼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팀의 리드 싱어인 와냐 모리스의 경우, SNS를 통해 커버곡들을 올리기도 하고 옛 동료인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 등과 교류하며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음을 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머지 두 멤버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는데, 작년 7월, 보이즈 투 멘이 한국의 R&B 그룹인 바이브의 리드 싱어 윤민수와 협업하여 만든 싱글이 하나 발표되었다. 제목은 'Love Me Once Again'이며, 다름아닌 바이브의 데뷔곡인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바이브도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만큼, 보이즈 투 멘과의 협업으로 데뷔 20주년을 의미 있게 기념할 수 있어 뜻깊었을 것이다.
* 마무리
보이즈 투 멘은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진 팀이 아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하모니와 뛰어난 솔리스트적 가창력을 자랑하며 레전드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중적인 인기와 음악적 성취는 반드시 비례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보이즈 투 멘이라는 이 관록 있는 팀이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사실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나를 비롯한 음악 팬들을 기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의 보이즈 투 멘이 그려나갈 또 다른 음악 세계를 기대해 보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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