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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값 제대로 한 존 레전드(John Legend)의 정규 2집 앨범 [Once Again]
    명반 산책 2020. 1. 1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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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Legend (존 레전드) - Once Again (2006)

     

    John Legend - Once Again (2006)

    자신의 미래를 향한 예언이었을까, 음악인으로서의 자부심이었을까. 활동 이름을 '전설(Legend)'이라 명명할 수 있는 포부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오늘은 스스로 전설이라 칭하며 등장하여 이제는 명실공히 진짜 전설이 된 남자, 존 레전드(John Legend)와 그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인 [Once Again]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클래식 소울의 분위기를 흠뻑 머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일관했던 1집과는 달리, 이 2집 앨범에서는 록적인 터치와 네오 소울의 흥취마저 머금고 있어 장르 측면에서 굉장히 다양하고 풍성하다. 타이틀 싱글로 나왔던 [Save Room]에서는 록과 소울을 절묘하게 배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록곡들의 장르가 다양하다 보면 자칫, 앨범의 전체적인 일관성 측면에서 중심을 잃을 수도 있는데 이를 방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존 레전드의 탄탄한 보컬 능력이 전체적인 중심을 잘 잡아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장르가 얼만큼 변화무쌍해지건 간에, 그의 보컬은 그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매우 우아하고 고고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장르가 다른 곡들을 듣더라도 위화감 없이 앨범 전체에 녹아들 수 있는 것 같다.

     

    네오 소울의 영광을 재현한 [Heaven]이라든지, 모던한 느낌의 [P.D.A. (We just don't care)], 1집에서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울 발라드 [Ordinary people]의 확장판 격이라고 볼 수 있는 소울 발라드 [Again], 존 레전드의 주특기인 피아노 연주가 잘 표현된 소울 트랙 [Maxine] 등이 이 앨범의 백미이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자면... 이 앨범이 2006년 10월에 발매되었는데 그때 나는 군대, 정확히 말하자면 훈련소에 있었다. 어찌저찌하다가 이 앨범이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심지어 그 폐쇄적인 훈련소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밖에 있었다면 금방 구입해서 들을 수 있었을 것을 여기 갇혀 있어서 그러질 못한다는 생각에 무지하게 괴로워했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꿈에서도 나와서는, 앨범을 사서 들으며 즐거워하는 내 모습을 보기도 했다. 실제로 음악을 들어 본 것도 아닌데, 꿈속에서는 그의 음악이 들렸다. 물론 실제와는 다른,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말도 안 되는) 음악이었겠지만, 그래도 그 꿈을 꾸고 나니 더욱 확실해졌다. 무엇이?

     

    '밖에 나가자마자 이 앨범만큼은 꼭 사리라.'

     

    그리고 실제로, 1월쯤 첫 휴가를 나왔는데 가장 먼저 한 일이 레코드점에 들러서 이 앨범부터 산 것이다. 군복 입고, CD를 소중하게 꼭 끌어안고 집으로 갈 때의 그 설레는 마음이 기억 속에서 아직도 생생하다. 그게 무려 13년 전 이맘때쯤의 일이라니... 새삼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명반 산책' 코너를 진행하다 보면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앨범'으로 음악을 들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지금은 음원 시대, 스트리밍 시대다 보니 음악을 트랙별로 듣는다. 그래서인지 정규 앨범보다는, 싱글이나 미니앨범 발매가 훨씬 더 흔한 일이 되어 버렸고, 이런 시대에 여러 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는 것은 뮤지션들에게 미친 짓이나 다름없는 일로 취급되고 있다. 그만큼 막대한 손해를 볼 게 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고집하는 뮤지션들이 아직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뮤지션들이 있는 것처럼, 앨범으로 음악을 듣기를 고수하는 나같은 리스너들도 (소수지만) 아직 있다. 시대의 흐름 같은 건 상관없이, 핵인싸가 되는 길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기꺼이 아싸로 남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 '명반 산책'은 달려간다. LP와 카세트 테이프처럼, CD라는 매체가 결국엔 사라져 없어지게 될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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