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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겨울 바람 같은 뮤지션,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의 정규 2집 앨범, [Overgrown]명반 산책 2020. 1. 18. 20:47728x90반응형
James Blake (제임스 블레이크) - Overgrown (2013)
차가운 겨울이 되면, 으레 생각나는 앨범 중 하나이다. 앨범 커버만 보아도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의 두 번째 정규 앨범, [Overgrown]을 소개한다.
제임스 블레이크는 원래 덥스텝(Dub-Step)과 같은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악을 하며 씬에 등장한 뮤지션인데, 이 앨범을 통해 트립합(Trip-hop)이나 앰비언트(Ambient) 계열로의 장르적 확장을 도모하며 자신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과시하였다.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음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장르적 특성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바로 그의 목소리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제임스 블레이크가 노래할 때의 목소리는 웅얼대는 것 같기도 하고, 울음을 참는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내지르는 스타일이 결코 아니다 보니 딕션이 선명하지도 않고, 소리가 물에 고여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다. 보컬 스타일로 보면 정석과는 매우 멀어져 있는 스타일인데, 그렇다 보니 그 개성은 매우 뚜렷하다. 거기다가 진성과 가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테크니션이 매우 유려하며 능숙하다. 자신의 목소리가 가진 색깔을 잘 알고, 그것을 음악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것이다. 매우 영리한 뮤지션이다.
앨범의 첫 트랙인 [Overgrown]을 들으며 밤에 드라이브를 해 보길 추천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면 더 좋다. 심장 박동 소리와 같은 비트 위에 몽환적으로 쌓이는 보컬과 베이스, 곡의 전개에 따라 화려하고 아름답게 확장되는 사운드가 밤 드라이브의 감성을 한가득 채워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5번 트랙인 [Retrograde]에서도 제임스 블레이크의 주특기인 빌드업(Build-up)이 눈부시게 발휘되어 있다. 보컬 멜로디로 만든 중독성 있는 허밍 리프 또한 이 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
제임스 블레이크는 현재 네 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그의 모든 앨범들이 다 좋지만, 아무래도 이 2집을 뛰어넘는 작품이 아직은 나오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워낙 잘하는 아티스트기 때문에 언젠가는 자신의 기록을 훌쩍 갱신하여 또 다른 명반을 만들어내길 기대하고,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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