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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허무는 미친 존재감의 목소리, 죠지(George)아티스트 집중 조명/한국의 인디뮤직 2020. 2. 24. 13:15728x90반응형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만 듣고 지나친 사람은 없을 정도로 강력한 흡인력을 지닌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1993년생의 젊은 남성 솔로 싱어송라이터 죠지(George)이다. 죠지는 크래프트앤준 소속의 아티스트 중 하나로, 인디와 메인스트림의 경계를 당당히 허물고 다양한 방면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가히 현재 음악계를 주름잡는 대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인디뮤직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오늘은 죠지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다.
죠지는 2016년, 싱글 [아엠죠지]를 발표하며 음악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중이 그를 주목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다음 싱글인 [Boat]에서였다. 동명 타이틀곡 'Boat'의 뮤직비디오에서 아주 위트있는 모습을 연출하였는데, 이게 말 그대로 대박이 난 것. 보통 죠지 같은 이른바 꿀성대(?)를 가진 보컬리스트라면 좀 더 멋있는 척 하고 싶거나, 세상 달콤한 로맨티스트로 자신을 포장하고 싶은 욕심도 가질법하다. 하지만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런 억지 연출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고, 말 그대로 친구들과 함께 보트(사실 어선에 가깝다)를 타고 바다에 나와 낚시를 하고, 즉석에서 회를 쳐서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가식 없는 진솔한 모습이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된 것이었을까. 이 'Boat' 이후로 죠지는 발표하는 곡마다 대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그리고 2018년, 죠지는 생애 첫 EP 앨범인 [cassette]를 발표한다. 죠지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달콤한 음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음악세계를 '사랑 노래'로만 일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죠지는 사랑 이야기 말고도 일상에서의 고뇌, 미래와 꿈에 대한 고민 등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자신의 음악에 녹여냈다. 이 앨범은 'Boat'에서 보여준 자신의 유별난 음악적 센스를 서사적으로 더욱 확장하면서도, 가볍지 않고 진중한 노랫말들로 음악적 표현 측면에서의 진일보를 보였다. 이 앨범은 죠지의 등장이 그저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차세대를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의 무게감 있는 출현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던 좋은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cassette] 이후, 죠지는 더욱 바빠졌다. 음악계의 실력과 열정 넘치는 여러 선배들이 이런 무게감 있는 신인을 그냥 두고 볼 리가 있겠는가. 죠지가 받은 수많은 러브콜 중 괄목할 만한 것은,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자로 죠지가 선정된 것. 그리고 그가 부르게 된 곡은 바로 시티팝의 거장 김현철의 1집 수록곡인 '오랜만에'였다. '오랜만에'라는 곡 자체가 풍기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감성과 죠지의 시크하면서도 부드러운 창법이 조화를 이루며 현대적으로 재해석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겨울 감성을 잔뜩 머금은 90년대 R&B 풍의 발라드 [바라봐줘요]에서는 모처럼 죠지 특유의 꿀성대를 잘 활용한 달콤한 가창을 들을 수 있고, 여름에 발표한 싱글 [DingoX죠지]의 수록곡 'camping everywhere'의 비디오에서는 도심 속에서 자유롭게 캠핑을 즐기는 모습을 담아내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밖에도 서사무엘, 기리보이 등 힙합 뮤지션이나 밴드 아도이(ADOY), 린(LYn)이나 후디(Hoody) 등의 여가수 등 분야와 장르를 막론한 대다수의 음악 작업에 참여하는 등 죠지의 행보는 주춤할 줄을 몰랐다. 그러던 중, 2019년 10월에 죠지는 두 번째 EP 앨범인 [LEEEE]를 발표한다. 이 앨범에 대한 소개는 간략하기 그지없다.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면서 만들었다. 잘 살고 있는 걸까?'. 여기서 핵심은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갈음하고 있다는 점이다. 삶의 이유에 대한 끝없는 질문('idkyet'),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어린날의 사랑('aura'), 가족이라는 관계의 퇴색과 빛바램에 대한 이야기('족보의 몰락'), 획일화를 강요하는 시스템에 대한 경계를 담은 일침('어쩌면'), 기리보이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사랑의 찬가('하루종일') 등 이 앨범은 명확한 답을 내리기보다는 질문과 고민거리를 제시함으로써 듣는 이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앨범이 거듭될수록 다루는 주제가 점점 진중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죠지' 이전에 '이동민'이라는 이 20대의 젊은이가 이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험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각기 다른 형태로 성장통을 겪을 것이고, 그것이 고스란히 음악에 반영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어찌됐건, 우리는 새롭게 만난 이 싱어송라이터를 반갑게 맞이하여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죠지라면 '믿고 듣는' 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때로는 무게 있게, 때로는 위트 있게 팔색조 매력을 뽐내며 죠지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낼 것이다. 묘한 매력을 지닌 신인에서 이제는 믿음을 주는 아티스트로 거듭난 죠지.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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