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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George Benson)의 알앤비를 향한 도전! [Irreplaceable]명반 산책 2020. 2. 23. 13:00728x90반응형
George Benson (조지 벤슨) - Irreplaceable (2003)
재즈 기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뛰어난 가창력도 겸비한 전천후 뮤지션 조지 벤슨(George Benson). 재즈의 역사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진 조지 벤슨이었지만, 그런 그도 가끔은 재즈 이외에 컨템포러리 팝이나 R&B 등으로의 외도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그 외도가 이 앨범 이전까지는 '가끔', '몇몇 곡들에 한정하여' 이루어졌던 외도였다면, 이 [Irreplaceable]은 아예 앨범을 통째로 R&B로 채운, 굉장히 파격적인 작품이다.
조지 벤슨이 1943년 생이니까, 이 앨범을 발표한 2003년이면 그의 나이가 무려 60세이다. 이 앨범과 유사한 사례를 한국 한정으로 빗대어 들자면, 2013년 발표되었던 조용필의 19집 앨범 [Hello] 정도의 위상이라고 보면 된다. 60세의 나이로 당대 가장 젊은 사람들이 즐겨 들었던 R&B 음악을, 그것도 아무런 위화감 없이 세련되고 퀄리티 있게 만들어낸 것이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몸소 실현해 보인 셈이다.
앨범의 문을 여는 곡은 [Six Play]이다. 'Six(6)'라는 숫자의 알레고리는 다들 짐작하시다시피 기타의 여섯 줄을 의미한다. 조지 벤슨이 가진 최고의 무기가 바로 기타인 만큼, 납득이 가는 제목이다. 아주 매혹적인 여성 보컬의 목소리로 도입하여 끈적하고 농염한 기타 연주와 R&B 리듬이 이어진다. 게다가 이 곡에서 조지 벤슨의 가창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60세의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멜로디를 표현하는데,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이 앨범을 논하면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프로듀서로 참여한 조슈아 폴 톰슨(Joshua Paul Thomson)인데, 이런 기적 같은 앨범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조지 벤슨이 자체적으로 가진 음악적 내공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바로 조슈아 폴 톰슨의 감각적인 프로듀싱 능력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여 비로소 가능케 된 것이기 때문이다. 조슈아 폴 톰슨은 이 앨범 전곡의 작곡에 높은 비중으로 참여하며 조지 벤슨의 음악적 회춘(?)을 도왔다.
[Six Play] 이외에도, 90년대 풍의 R&B 곡 [Irreplaceable], 귀신 같은 솜씨의 기타 트레몰로가 인상적인 [Loving Is Better Than Leaving], 끈적한 블루스 리듬의 [Black Rose], 아름다운 멜로디의 [Stairway To Love], 베이비페이스(Babyface)의 곡을 리메이크한 [Reason For Breathing], 조지 벤슨의 주무기인 기타 연주를 메인으로 내세운 [Missing You] 등, 이 앨범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명곡들로 가득 채운 명반이다.
파격적인 행보를 과감히 걷기로 한 거장의 결단력이 돋보이는 앨범, [Irreplaceable]. 이 작은 앨범 한 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굉장히 크다. 우리 주변에서는 나이를 핑계로 역사의 뒤켠으로 물러나려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꼭 그래야만 할까? 젊은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여기는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피하고 도망치려는 모습, 보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럴 때, 조지 벤슨의 이 앨범을 들어보라. 움츠러들 필요도 없고, 기죽을 필요도 전혀 없다. 세대와 인종, 국가와 성별 같은 카테고리는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고 통제하기 위해 부여된 것이 아니다. 사회적 카테고리 안에 자기 자신을 얽매지 말고, 당당히 깨고 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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