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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공지사항 및 자유게시판 2022. 3. 6. 23:47
이런저런 생각들이 문득 들어 이렇게 또 모니터 앞에 앉았다. 내게 주어진 일 중에서, 공식적인 업무 말고 취미와 같은 여가 활동들에 대한 생각이다. 음악이라는 것이 참 얄궂은 운명을 타고나서, 대개는 듣는 이의 어떤 찰나에 잠시 머무르다가 이내 사라지고 만다. 너무도 많은 새로운 음악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그러다 보니 철 지난 음악들은 골방 한켠으로 덧없이 밀려나고 만다. 어쩌면 나는 그렇게 밀려나는 음악들에 대해서, 또 음악이라는 분야가 가진 그 얄궂은 운명에 대해서 연민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만들고, 사람들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음악을 '그래도 이건 이래서 들을만한 음악이야'라고 외롭게 외쳐왔다. 그러니까 나는 본질적으로, 트렌디해질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그게 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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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음악 이야기 vol.6] 2002년에 전성기를 맞은 아이돌 가수들20년 전 음악 이야기 2022. 2. 23. 08:45
1세대 아이돌 시대가 저물고, 아이돌 음악의 세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몰려오고 있었다. H.O.T.가 해체하고 S.E.S.와 신화가 마지막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등 한창 때보다는 한풀 꺾인 모습이었지만, SM 엔터테인먼트는 2002년에도 여전히 아이돌 산업에 있어서는 난공불락의 철옹성과 마찬가지였다. 반면 박지윤과 지오디(god)의 성공으로 상승세를 점진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던 JYP도 비, 별, 노을 등 신인그룹을 내놓는 등 그 성장 스토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 플라이 투 더 스카이(Fly To The Sky) 3집 [Sea Of Love] 2002년 여름, 시원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무드를 풍기는 미디움 템포 R&B를 들고 나온 팀이 있다. 바로 브라이언과 환희의 듀오로 구성된 그룹인 플라이 투 더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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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EP [공중부양]을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돌아온 장기하신보 소식 2022. 2. 22. 20:06
* 앨범 커버아트를 누르시면 음악감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tracklist. 01. 뭘 잘못한 걸까요 02. 얼마나 가겠어 03. 부럽지가 않어 04.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 05. 다 장기하가 돌아왔다. 자신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던, 밴드라는 알껍질을 깨고 나와 오롯이 자신의 이름 석 자로 다시 세상 앞에 섰다. 소위 '장기하와 얼굴들'이라고 불리우던 밴드는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뒤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고,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프론트맨 장기하 또한 다시는 음악 씬에 발을 붙이지 않을 것처럼 떠나가 버렸었다. 마치 이 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염증을 느낀 듯한 그의 행보는 안타깝긴 했지만 그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던 그가 돌연, 밸런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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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플레이리스트 vol.67]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뒹굴거리며 듣기 좋은 노래오늘의 플레이리스트 2022. 2. 22. 08:05
* 앨범 커버아트를 누르시면 음악감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1. panda get dummy - Morning Glory (Morning Glory, 2022) 2. 이상순 - 네가 종일 내려 (with 선우정아) (Leesangsoon, 2021) 3. Blue.D - 독립 (독립, 2021) 4. 사뮈 (Samui) - 마음은 언제나 여러 개가 있지 (마음은 언제나 여러 개가 있지, 2018) 5. 안녕의 온도 - 무지개 (느껴봐, 2019) 6. 92914 - Okinawa (오키나와) (Okinawa, 2018) 7. Sam Ock - Keep Me Warm (Snowy, 2020) 8. Roberta Flack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First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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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재즈의 이유 있는 만남, 윤석철 트리오의 새로운 EP 앨범, [익숙하고 일정한]신보 소식 2022. 2. 21. 17:06
* 앨범 커버아트를 누르시면 음악감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tracklist. 01. 한국전래동화 02. 사랑노래 03.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해 04. 익숙하고 일정한 05. 도사님 펑크 윤석철 트리오가 이 앨범에서 들려주는 연주는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면서도 세련미를 잃지 않고, 과감한 음악적 하이브리드를 시도하면서도 재즈라는 장르가 요구하는 관습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안정감이 있다. 앨범의 제목도 기가 막히게 지었다. [익숙하고 일정한]이라니. 이 이름이야말로 다섯 곡의 음악을 넓게 품어안을 수 있을 정도로 가장 큰 가슴을 지닌 언어였으리라. 윤석철 트리오는 Primary Artist이자 키보드를 맡은 윤석철, 베이스의 정상이, 드럼의 김영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2009년, 정규 1집 앨범인 [Gro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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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음악 이야기 vol.5] 아이돌의 세대 교체가 본격화되다20년 전 음악 이야기 2022. 2. 21. 08:45
2000년에는 젝스키스(Sechskies)가, 2001년에는 H.O.T.(High Five Of Teenagers)가 각각 해체를 선언하면서 1세대 아이돌의 시대가 종지부를 찍고,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물론 JYP 사단의 지오디(god)나 SM의 신화가 팀을 유지하고 있긴 했지만, 1세대 아이돌의 가장 큰 중심축 역할을 해 오던 두 그룹의 해체는 여러모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2001년, H.O.T. 해체 후 강타, 문희준은 SM에 잔류하는 길을, 장우혁, 토니 안, 이재원은 제이티엘(jtL)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그룹을 런칭하는 길을 각각 선택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02년에는 강타도, 문희준도 정규 2집을 발표했고, 제이티엘도 스페셜 앨범 격인 1.5집 앨범을 발표하며 한해 동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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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MG의 또 다른 기대주, DeVita의 새 앨범, [American Gothic]신보 소식 2022. 2. 20. 17:17
* 앨범 커버아트를 누르시면 음악감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tracklist. 01. Eat Your Heart Out, Buddy Kane! 02. Bonnie & Clyde 03. Cheese In The Trap (Feat. 박재범) 04. Superstar 05. Let U In (DeVita Solo Ver.) 06. Pine 07. Bonnie & Clyde (Korean Ver.) 힙합 레이블 AOMG에서 2020년, 첫 EP인 [CREME]으로 데뷔하여 R&B 아티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DeVita(드비타)가 두 번째 EP 앨범 [American Gothic]을 발표했다. 같은 회사 소속인 후디(Hoody)나 이하이(Leehi)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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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음악 이야기 vol.4] 월드컵의 흥을 이어받은 댄스와 힙합20년 전 음악 이야기 2022. 2. 20. 08:55
한국 대중음악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장르는 단연 발라드와 댄스일 것이다. 지금에 와서야 장르의 다양화로 인해 발라드와 댄스로 극명하게 양분되는 양상은 다소 희석되었지만, 2002년 당시만 해도 장르 다양화는 씨앗 정도의 단계에 불과했으므로 발라드와 댄스의 경계가 분명한 편이었다. 그 중 한국의 댄스 음악은 2002년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받아 대중들의 큰 성원을 받았다. 그리고 2002년은 댄스 음악의 성장과 함께 힙합의 심상치 않은 태동도 함께 느꼈던 시기였다. 오늘은 2002년의 댄스곡들과 힙합 음악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댄스 음악의 중추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사람들이 쉽게 되뇌일 수 있을 만한 중독적인 리프(Riff)일 것이다. 싸이는 1, 2집에서의 날선 모습을 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