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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과 재즈의 이유 있는 만남, 윤석철 트리오의 새로운 EP 앨범, [익숙하고 일정한]
    신보 소식 2022. 2. 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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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커버아트를 누르시면 음악감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윤석철 트리오 - 익숙하고 일정한 (2022.02.21.)

    tracklist.

     

    01. 한국전래동화

    02. 사랑노래

    03.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해

    04. 익숙하고 일정한

    05. 도사님 펑크

     

     

    윤석철 트리오가 이 앨범에서 들려주는 연주는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면서도 세련미를 잃지 않고, 과감한 음악적 하이브리드를 시도하면서도 재즈라는 장르가 요구하는 관습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안정감이 있다. 앨범의 제목도 기가 막히게 지었다. [익숙하고 일정한]이라니. 이 이름이야말로 다섯 곡의 음악을 넓게 품어안을 수 있을 정도로 가장 큰 가슴을 지닌 언어였으리라.

    윤석철 트리오. 왼쪽부터 정상이(Bass), 윤석철(Keyboard), 김영진(Drum)

    윤석철 트리오는 Primary Artist이자 키보드를 맡은 윤석철, 베이스의 정상이, 드럼의 김영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2009년, 정규 1집 앨범인 [Growth]로 한국의 재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후 [Love Is A Song (2013)], [즐겁게, 음악 (2014)], [자유리듬 (2016)], [4월의 D플랫 (2018)] 등의 앨범을 꾸준히 발표하며 천부적인 창작력을 유감 없이 발휘해 냈다. 2019년이 되어서 데뷔 10년을 기념하여 베스트 앨범 격의 [Songbook]을 내놓으면서 그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Songbook]을 기점으로 이들의 음악 인생 1막이 끝나고, 새로운 2막이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다면 오늘 갓 발표된 이 EP 앨범 [익숙하고 일정한]은 윤석철트리오의 2막을 알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다. 무엇보다 견지해야 할 포인트는 국악의 소스를 차용하여 완성한 타이틀곡 '한국전래동화'의 독창성이다. 그간 '퓨전' 혹은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자행되어 오던 실험(이라 쓰고 난도질이라고 읽어보는 건 어떨까)들을 떠올려 보자. 물론 그들의 뛰어난 음악적 역량에 대해서는 잘 알겠다. 하지만 그들의 그 실험 속에 우리 같은 청취자들의 마음은 과연 적절한 수준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일까?

    그러한 물음에 부정적인 대답을 내놓게 될까봐 두렵다면, 윤석철 트리오의 '한국전래동화'는 안심하고 들어도 좋다. '한국전래동화'는 국악과의 융합이라는, 실험적 행보로는 초강수를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하고 일정하'다. 작년 가을에 윤석철은 진도 씻김굿과 판소리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 작업에서 영감을 얻어 이 곡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곡의 사운드 메이킹이나 5음계를 사용한 메인 리프 등에 국악적인 요소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묘하게도 윤석철이 그간 지향해 오던 '대중적인 재즈'라는 맥락에서 크게 벗어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훨씬 안정감 있게 들을 수 있었다.

    나머지 트랙인 '사랑노래',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해', '익숙하고 일정한'의 경우 윤석철이 그간 추구해 오던 일렉트로닉, 힙합, R&B와 재즈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잘 구현되어 있다. [Songbook]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일정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행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마지막 트랙인 '도사님 펑크'는 타이틀곡인 '한국전래동화'의 메인 리프를 그대로 살린 채 다른 악기를 사용하여 연주함으로써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밴드 '안녕의 온도'. 왼쪽부터 이수진, 윤석철, 정상이, 소월(SOWALL)

    이것은 여담인데, 윤석철이 Primary Artist를 맡은 윤석철 트리오와는 달리 베이스의 정상이가 모든 곡을 만들고 홍일점 드러머 소월(SOWALL)이 모든 노랫말을 쓰는, 연주자 4명으로만 구성된 '안녕의 온도'라는 밴드도 있다. 친한 연주자들끼리 모여 자주 연주하다가 결성된 밴드인데, 노래를 담당하는 멤버가 따로 없어 곡마다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연주자가 보컬을 맡는다는, 그래서 곡마다 가창자가 모두 다르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밴드 '안녕의 온도'의 음악들도 한 번쯤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추천사로 갈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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