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활동하는 힙합 뮤지션 매스티지(Masstige)와 잭러브제인(Jacklovejane)의 콜라보 앨범, [Lost In Space] 발매

매스티지(Masstige) & 잭러브제인(Jacklovejane) - Lost In Space

- 2020.01.31. 발매

 

Masstige & Jacklovejane - Lost In Space (2020.01.31.)

시종일관 우주에 붕 떠 있는 듯한 사운드로 리스너들을 무중력 상태에 냅다 던져버리는 신선한 앨범이 나왔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힙합 뮤지션 매스티지(Masstige), 그리고 그와 함께 새로운 행보를 시작하게 된 프로듀서 잭러브제인(Jacklovejane)의 합작 앨범, 바로 [Lost In Space]이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이자 인트로 격의 [Lost In Space]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주 공간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채 표류하는 우주 비행선 안에서 외로움에 가득 찬 절규로 시작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블 타이틀인 [우리는 ㄸirty]와 [Pink Trip]은 서로 색깔이 전혀 다른 곡이다. 전자는 약간 어둡고 긴장감 있는 사운드라면 후자는 날씨 좋은 날 드라이빙에 어울릴 법한 밝은 느낌이 덧칠되어 있는 곡이다. 타이틀곡 선정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영리한 아티스트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또한 4번 트랙 [LSD]는 진짜 그 동명의 약을 먹고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dope한 느낌이 강하며, 특히 습기를 잔뜩 머금은 듯 음울한 피아노 리프가 매우 중독적이다.

 

5번 트랙 [Irene]은 여러모로 범상치 않은 나라서 세상에서 외로움을 타고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너만큼은 나의 손을 잡아주길 바라는 애절한 사랑 노래이다. 개인적으로 메시지 면에서 공감을 많이 했던 곡이다. 이어지는 [Get Lost]에서는 자기 음악을 향한 신념과 뚝심이, [Ocean]에서는 로컬 뮤지션으로서의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Signal]에서는 다분히 컨셉트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역시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임을 알 수 있다. [End Of The World]에서는 본질적인 차원의 두려움에 대해 노래하며 앨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매스티지(Masstige)

매스티지는 이미 정규 앨범 [Brain Map]을 비롯, 다수의 앨범을 발표하여 단단한 입지를 구축한 뮤지션이며,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사운드 엔지니어로 참여하여 총괄 믹싱과 마스터링 등 심도 있는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는, 그야말로 소리를 다루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그가 만든 작품들을 들어보면, 랩은 그저 그의 수많은 표현 수단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음악을 구성하는 모든 소리가 그의 풍부한 표현 수단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심상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 놓으려는 욕구가 충만하며, 그 충만한 욕구를 충실히 표현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티스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잭러브제인(Jacklovejane)

2020년 1월 13일, 싱글 [SHUT THE FUCK UP]을 시작으로 매스티지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 잭러브제인은 아직까지 별다른 정보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매스티지라는, 어쩌면 혼자서 모든 것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와 함께하게 되면서 어떤 방향으로 앞으로의 작업 및 활동에 대해 계획을 짜게 되었는지가 무척 궁금하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Lost In Space]일텐데, 사실 앨범을 들어 봐도 그간 매스티지 혼자서 발표했던 음악들과는 그 결이 무척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겠고, 그 영향력은 바로 이 잭러브제인이라는 베일에 싸인 인물의 영향력이 지대할 것이라는 것도 추측이 가능하지만... 추측은 말 그대로 추측일 뿐이기에. 이번 앨범이 잘 돼서 인터뷰 영상이라도 올라온다면 그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을까?

 

Masstige & Jacklovejane

매스티지와 잭러브제인의 콜라보레이션이 일회성 프로젝트일지, 아니면 앞으로 영속적으로 이어지게 될지조차도 아직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아무쪼록 이 좋은 앨범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또 가치로운 작품으로서 세상에 빛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지켜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