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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과 신스팝의 이유 있는 만남,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Who's Zoomin' Who?]명반 산책 2020. 1. 22. 23:39728x90반응형
Aretha Franklin (아레사 프랭클린) - Who's Zoomin' Who? (1985)
소울의 여왕이란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은 그녀. 폐부를 찢는 듯한 고음을 내는데도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는 듯한 외유내강을 갖춘 보컬리스트. 그렇다. 오늘 소개할 아티스트는 바로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다.
소울의 왕이 마빈 게이(Marvin Gaye)였다면, 여왕 급에 오를 만한 이는 아레사밖에 없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물론 존재감 짙은 디바들은 아레사 말고도 굉장히 많다. 하지만 클래시컬한 소울 음악의 정체성을 이처럼 뚜렷하게 살리면서도 소름 끼치는 가창력을 겸비하고 있는 디바는 오로지 아레사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단적으로, 아레사의 노래를 들을 때 가사가 없는 부분, 즉 허밍이나 스캣 등의 애드립만 들어도 감동이 올 정도이니 말 다했다.
이 앨범은 아레사의 중반 커리어에 속하는 명반으로, 1985년에 발표되었다. 경쾌한 느낌의 업 템포 곡 [Freeway To Love]로 앨범의 문이 열리는데, 소울 보컬과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편곡이지만 희한하게도 찰떡같이 어울린다. 또한 이 앨범에는 유독 소울의 요소보다는 당대의 트렌드 요소였던 신스팝(Synth-Pop)의 색깔이 짙게 풍기는데, 당대 최고의 신스팝 밴드 유리스믹스(Eurythmics)와 함께한 [Sisters are doin' it for themselves]에서 신스팝 느낌이 특히 더 많이 부각되어 있다. 특히 유리스믹스의 보컬 애니 레녹스(Annie Lennox)와의 조화가 아주 절묘하니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사실 아레사 프랭클린이 최고로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은 60년대이다. [I Never Loved A Man (The Way I Love You) (1967)], [Aretha Now (1968)], [Lady Soul (1968)]의 3연타로 만루 홈런을 치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70년대에 이르러 그녀는 슬럼프를 겪게 되었고, 자신의 노래가 더는 젊지 않다는 판단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80년대 중반에 발표한 이 앨범, [Who's Zoomin' Who?]가 갖는 의미가 더 특별한 것이다. 당대의 음악적 트렌드를 과감하게 수용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슬럼프를 극복하고 소울의 여왕 칭호마저 수성할 수 있었다는 것.
201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남으로써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이 세상에서 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누가 뭐래도, 소울의 여왕(The Queen of Soul)이다. 그녀가 남긴 수많은 명반들이 이를 증명한다. 앞으로 그녀의 앨범을 소개할 기회도 많을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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