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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전 음악 이야기 vol.3] 2002년 한국의 록(Rock) 음악들
    20년 전 음악 이야기 2022. 2.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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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Rock)이라는 장르도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빼놓으면 섭섭할 장르다. 90년대 미국의 메인스트림이었던 R&B보다도 훨씬 더 전에, 록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신중현을 비롯한 미8군 세대부터 헤비메탈, 퓨전 록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록 음악은 (금지곡 조치라는 흑역사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방향성을 가지고서 유유히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한국의 록 열풍이 가장 불타올랐던 시기는 80년대 중반으로, 이른바 록 밴드 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던 시기였다.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이 그 주축 세력이었으나, 90년대에 이르러 각 밴드의 보컬들이 솔로 가수로 전향하는 등 하향세에 접어들게 된다. 이후에는 인디 밴드 중심으로 록 씬이 형성되는데, 2002년 한국의 록 음악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보자.

     

    부활 8집 [새벽] (왼쪽), 엠씨 더 맥스(M.C The Max) 1집 [M.C The Max!] (오른쪽)

    록 밴드 계에서는 그 명맥을 가장 길게, 또 가장 튼튼하게 이어온 것으로 평가받는 부활, 그리고 아이돌 밴드 문차일드로 출범하였다가 돌연 밴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엠씨 더 맥스를 주목할 만하다.

     

    * 부활 8집 [새벽]

    2대 보컬이었던 이승철을 객원으로 재영입하고, 희대의 명곡 'Never Ending Story'를 발표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린 밴드 부활. 연이은 흥행 실패로 밴드의 존속마저 위태로웠던 끝에 거둔 성공이라 더욱 값진 의미를 지녔을 것이다. 밴드의 수장이자 작곡가 김태원이 'Never Ending Story'를 작업할 당시의 이야기가 무척 가슴아프다. 곡을 쓰기가 너무 어려워 집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족과 헤어져 있게 되었는데, 그때의 그리움을 담은 곡이 바로 'Never Ending Story'인 것이다. 김태원 특유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성이 이승철의 감각적인 목소리와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낸 것이다. 'Never Ending Story'의 그늘에 다소 가리긴 했지만, 이 앨범에도 '새벽', '네번째 회상' 등 잔잔한 분위기의 명곡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 엠씨 더 맥스(M.C The Max) 1집 [M.C The Max!]

    보컬의 이수, 바이올린의 제이윤, 드럼의 전민혁으로 이루어진 엠씨 더 맥스는 본래 '문차일드'라는 이름으로 2000년에 데뷔한 이력이 있었다. 문차일드 시절에는 피아노의 허정민을 포함하여 4인조 팀이었는데, 허정민이 배우로 전향하면서 팀을 탈퇴하고 3인조로 팀을 재정비하면서 이름도 바꾸게 된 것이다. 엠씨 더 맥스는 일본의 가요들을 번안한 곡들을 내놓으며 활동하겠다는 방향성을 내걸었는데, 그 첫 번째 신호탄이 바로 이 앨범의 타이틀곡 '잠시만 안녕'이었던 것. '잠시만 안녕'은 일본의 비주얼 록 밴드 엑스 재팬(X Japan)의 원곡 'Tears'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문차일드 때와 비교하여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눈에 띄게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놀랐던 기억이 있다. 유독 이 앨범에 명곡이 많은데, 타이틀곡 '잠시만 안녕' 외에도 '사랑하고 싶었어', '마지막 내 숨소리', '12月', '사랑하는 날' 등을 손꼽을 만하다.

     

    자우림 4집 [Jaurim 04] (왼쪽), 체리필터 2집 [Made In Korea?] (오른쪽)

    홍일점 보컬을 두고 있던 두 밴드의 존재도 눈여겨볼 만하다. 바로 자우림과 체리필터인데,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마치 곡마다 다른 배역을 맡아 연기하듯 섬세한 표현력을 중시하는 보컬이고, 체리필터의 조유진은 헤비메탈에 뿌리를 둔 에너제틱한 가창력을 선보인다.

     

    * 자우림 4집 [Jaurim 04]

    4집은 자우림 특유의 음울하고도 시크한 에너지가 듬뿍 담긴 명반으로, 앨범의 전체적인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던 록 장르인 '팬이야'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이야'의 발랄함에 속아서(?) 앨범을 구매했다면 앨범 수록곡들을 접한 이들은 꽤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어두운 느낌의 발라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고혹적인 스윙 재즈 풍의 'Hey Guyz', 작은 고양이를 노래한 귀여운 곡 '르샤마지끄' 등이 수록되어 있다.

     

    * 체리필터 2집 [Made In Korea?]

    2002년의 늦여름 더위를 완벽하게 날려버린 시원한 록 넘버, '낭만고양이'로 체리필터는 단숨에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 비슷한 장르와 비슷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지라 으레 자우림과 비견되곤 했지만, 자우림의 김윤아와 본질적으로 다른 뿌리에서 자라난 체리필터의 조유진은 폭발적이면서도 메탈릭한 발성과 돌고래 소리를 연상케 하는 하이노트를 구사하며 여성 록 보컬리스트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였다.

     

    이소라 5집 [SoRa's 5 Diary] (왼쪽), 이소은 3집 [Senorita] (오른쪽)

    사실 이소라와 이소은은 대중들의 뇌리에 '발라드 가수'로 기억되는 가수들이었다. 이소라의 경우 앨범 수록곡 중에 한두 곡 정도는 록 넘버를 곁들이면서 간간이 록 스피릿을 드러내긴 했지만, 대중음악 팬들 중 그 누구도 가냘픈 이미지로 곱게 노래하던 가수 이소은이 모던 록으로 컴백하리라고 예측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 이소라 5집 [SoRa's 5 Diary]

    1집부터 4집까지 정규 앨범을 발표해 오면서, 이소라는 재즈의 풍성하고도 우아한 분위기를 발라드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이어 왔다. 이는 '난 행복해', '기억해 줘', '청혼', '믿음', '제발' 등 타이틀곡들의 흐름만 보아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즉, 그 어디에도 록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 보였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2집의 '화', 3집의 '너의 일', '나의 일' 등을 들어보면 이소라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록 스피릿을 숨기고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2002년에 발표한 정규 5집 앨범 [SoRa's 5 Diary]를 통해 이소라는 록 음악 작곡가들과 협업하며 본격적으로 록 음악으로의 회귀를 선언하게 된다. 델리스파이스 김민규의 솔로 프로젝트인 스위트피(Sweetpea)가 앨범 대부분의 곡을 만들었는데, 타이틀곡 '안녕'을 비롯하여 '첫사랑', '데이트', '순수의 시절'이 스위트피가 이소라에게 선사한 작품이다. 또 몽환적이면서도 우아한 발라드 'Sharry'(이한철 작곡)라든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발라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나원주 작곡), 겨울이면 으레 생각나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발라드 '겨울, 이별'(정지찬 작곡) 등은 이전 앨범까지의 이소라를 기억하는 팬들이 좋아할 만한 트랙이다.

     

    * 이소은 3집 [Senorita]

    이소은은 소위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로 소녀의 감성을 가냘프게 노래하던 가수였다. 1집의 '작별'과 2집의 '서방님'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이소은의 다음 행보 또한 1,2집의 연장선상에 놓일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세 번째 정규앨범의 타이틀곡은 무려 모던 록 장르인 '오래오래'였다.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의외로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녀의 커리어가 거의 단절된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이때의 전향이 너무 때이른 모험수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앨범에서는 타이틀곡 '오래오래' 말고도 사랑하는 이에게 서툴지만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 주겠다는 귀여운 노래인 '키친', 이소은의 정공법인 애절한 발라드 '부탁' 등을 주목할 만하다.

     

    이브(Eve) 5집 [Ever] (왼쪽), G.고릴라 1집 [사랑이라는 이름의 혼돈] (오른쪽)

    이브(Eve)는 록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무려 비주얼 록을 시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밴드이다. '아스피린'이라는 곡으로 원 히트 원더를 기록했던 밴드 '걸(Girl)'의 보컬 김세헌을 주축으로 결성된 이브는 작곡과 피아노를 맡은 멤버 G.고릴라(본명 고현기), 베이스의 김건, 기타의 박웅을 영입하며 4인조 체제를 완성하는 듯 보였다. 3집의 '아가페', 'Lover', 4집의 'I'll Be There', 'Mad About U'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하던 이브는 2002년이 되면서 멤버들이 탈퇴하고, 김세헌의 솔로 프로젝트 성격으로 바뀌게 된다. 한때는 한 팀이었던 두 사람이 각자의 길로 흩어져 내놓은 결과물이 바로 이브의 정규 5집 [Ever]와 G.고릴라의 1집 [사랑이라는 이름의 혼돈]이다.

     

    * 이브(Eve) 5집 [Ever]

    앞서 밝혔듯이, 록 밴드 이브의 모습은 정규 5집 앨범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보컬 김세헌의 솔로 프로젝트로 콘셉트가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타이틀곡은 박성진 작곡의 애잔한 발라드 '시간에 기대어'인데, 김세헌의 매력적인 중저음과 슬픈 감성이 잘 표현된 곡이다. 그래도 프로듀서 G.고릴라와 사이가 나빠져서 팀이 해체된 것은 아니었던지, G.고릴라가 작곡한 '슬픈 바램'과 '고백'이라는 두 곡을 앨범에 수록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곡들에 비해 이브의 색깔이 많이 나는 곡들이라 아무래도 그 존재가 매우 반갑다.

     

    * G.고릴라 1집 [사랑이라는 이름의 혼돈]

    이브의 정규 5집 발표에 앞서, 팀의 프로듀서 역할을 맡았던 G.고릴라의 솔로 앨범이 먼저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앨범명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혼돈]이라는 다소 중2병 돋는(...) 제목이다. G.고릴라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음악적 분위기가 이브 때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표현되어 있는 명반으로, 작곡가로서의 역량이 정점에 달해 있는 상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원토록'이라는 발라드 곡으로 활동하였는데, 이 외에도 애잔한 감성을 자극하는 '아직도', 다소 엽기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To My Mama', 이브 멤버들과 함께 만든 'I Love' 등의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 번외편

    박혜경 3집 [Feel Me] (맨 왼쪽), 롤러코스터 3집 [Absolute] (가운데), 자두 2집 [Change Yourself] (맨 오른쪽)

    * 박혜경 3집 [Feel Me]

    대표곡 : Rain

    추천곡 : 빨간 운동화

     

    * 롤러코스터 3집 [Absolute]

    대표곡 : Last Scene

    추천곡 : 라디오를 크게 켜고, 끝

     

    * 자두 2집 [Change Yourself]

    대표곡 : 대화가 필요해

    김현성 4집 [Soulmate] (맨 왼쪽), 얀(Yarn) 3집 [Another Story] (가운데), K2김성면 3.5집 [Time To Time] (맨 오른쪽)

    * 김현성 4집 [Soulmate]

    대표곡 : Heaven

    추천곡 : 그대 떠난 후에 난(추억)

     

    * 얀(Yarn) 3집 [Another Story]

    대표곡 : 그래서 그대는

     

    * K2김성면 3.5집 [Time To Time]

    대표곡 : 시간을 거슬러

    포지션 5집 [The Romantist] (맨 왼쪽), 김정민 5집 [The Greatest Love Song 2002] (가운데), 박완규 3집 [It's Now or Never] (맨 오른쪽)

    * 포지션 5집 [The Romantist]

    대표곡 : 마지막 약속

    추천곡 : 그동안

     

    * 김정민 5집 [The Greatest Love Song 2002]

    대표곡 : 정상에서

    추천곡 : 마지막 사랑

     

    * 박완규 3집 [It's Now Or Never]

    대표곡 : After You've Gone

    추천곡 : 내가 사는 이유, I Love You Tonight

     

     

    이승환 7.5집 [Serious Day] (맨 왼쪽), 트랜스픽션 1집 [Transfixion] (가운데), 불독맨션 1집 [Funk] (맨 오른쪽)

    * 이승환 7.5집 [Serious Day]

    대표곡 : Inmost

    추천곡 : 어둠 그 별빛

     

    * 트랜스픽션 1집 [Transfixion]

    대표곡 : 내게 돌아와

     

    * 불독맨션 1집 [Funk]

    대표곡 : Destiny

    추천곡 : Stargirl 내 사랑을 받아다오!

    레이지본 1집 [Lazy Diary] (왼쪽), 위치스 1집 [Broomstick] (오른쪽)

    * 레이지본 1집 [Lazy Diary]

    대표곡 : 바보, 큰 푸른 물

     

    * 위치스 1집 [Broomstick]

    대표곡 : 떳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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