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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째 숨은 명반] 박정현의 여덟 번째 정규 앨범, [Parallax]
    명반 산책/숨은 명반 소개 2021. 7. 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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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현 - Parallax (2012)

    tracklist.

     

    01. 그렇게 하면 돼

    02. 실감

    03. 도시전설

    04. 미안해

    05. Raindrops

    06. 서두르지 마요

    07. 손해(損害)

    08. Any Other Man (feat. 2012 Tour Band Members)

    09. You Don't Know Me (feat. 이이언)

    10. 바람소리 속에 그대가

    11. Song For Me

     

     

    박정현이 노래를 잘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개인의 취향에 맞을지, 그렇지 않을지의 문제인 것이지 박정현의 가창력은 일반인의 범주를 한참 벗어난, 거의 탈인간급의 그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녀의 이런 뛰어난 가창력 때문에 묻힌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박정현의 아티스트적 행보이다.

     

    워낙 노래를 잘하는 탓에 '경연 최적화형 가수'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을 만큼, 대중들의 뇌리 속에서 박정현은 '싱어'이지 '아티스트'나 '뮤지션'은 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앨범들을 쭉 돌이켜 보라. 특히 그녀의 음악 커리어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정규 4집 [OP.4 (2002)] 이후의 행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4집에서도 함께했던 정석원을 비롯하여 황성제, 윤종신 등의 참여를 이끌어낸 5집 [On & On (2005)], 그리고 본인의 자작곡 비중을 크게 늘린 6집 [Come To Where I Am (2007)], 음악 스타일의 변화를 시도한 7집 [10 Ways To Say I Love You (2009)]까지 오면서 그녀는 끊임없이 변화했고,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R&B 싱어라는 틀 안에 갇히는 것을 거부했고, 재즈와 모던 록, 라틴 등을 아우를 만큼 폭넓은 장르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한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의 이 8집 앨범, [Parallax]까지 왔다. 이 앨범은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처음 발표한 정규 앨범인데, 그래서인지 앨범 전체에 깊은 고뇌의 분위기가 짙게 감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던, 박정현을 향한 대중들의 오해, 즉 '경연 최적화형 가수'라는 생각을 이 앨범 한 장으로 철회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꾸준히 박정현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석원, 황성제를 비롯, 일렉트로닉 음악 그룹 몽구스의 멤버 '몬구', 모던 록 밴드 '못'의 보컬 '이이언', 전작에도 참여한 바 있는 일기예보, 러브홀릭의 '강현민' 등 인디 뮤지션을 대거 기용하면서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4번 트랙인 '미안해'이다. 이 곡은 멕시코 밴드 'Camila'의 곡 'Miante (거짓말)'를 번안한 곡으로, 서정성이 짙게 풍겨나오는 3박자 발라드이다.

     

    그 밖에도 김이나 작사가가 노랫말을 붙인 황성제 표 팝 발라드 '서두르지 마요', 압도적인 인트로가 인상적인 '실감', 몽구스의 멤버 '몬구'의 감각적인 터치가 돋보이는 'Raindrops', 희망차고 웅장한 느낌의 'Any Other Man',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나 들릴 법한 아름다운 선율의 발라드 '그렇게 하면 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정석원 표 드라마틱 발라드 'Song For Me'까지. 명곡들이 매우 많은 앨범인데, 아쉽게도 대중적인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흥행에 실패한 이유를 나름대로 유추해 보면, 고민이 많아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곡들 하나하나의 퀄리티를 따져보면 결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한데 놓고 보면 전체적인 유기성이 떨어진다. 즉 콘셉트가 어떤 방향으로 잡혀 있는지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장르도 다양하고, 서사도 다양하고, 심지어 보컬의 창법도 다양하다. 이처럼 다채롭게 꾸며서 만든 결과물은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는 아무래도 무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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