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숨은 명반] 이문세의 열 번째 정규 앨범, [화무(花舞)]

이문세 - 화무(花舞) (1996)

tracklist.

 

01. 조조할인 (with 이적)
02. 난 괜찮아
03. 화장
04. 장난인 줄로만 알았지 (with 이소라)
05. 그대와 영원히
06. 꿈
07. 뭐 세상이란 다 그렇지
08. 겨울의 미소 (with 박인수)
09. 짝짝이 신발
10. My Dream

 

 

가수 이문세가 전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영혼의 단짝인 작곡가 이영훈의 영향이 전체 지분의 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이문세와 이영훈은 3집 앨범 [난 아직 모르잖아요 (1985)]를 제작할 때 만나게 되었고, 8집 [종원에게 (1993)]에서 잠시 헤어진 후 9집 앨범 [95 Stage With Composer Lee Young Hoon (1995)]에서 재회한다. 이 시기가 딱 10년으로 떨어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이문세의 히트곡은 저 10년 안에 모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영훈이 전곡을 맡은 9집 앨범의 성과가 부진하자, 이문세는 다시 다른 작곡가와 함께 앨범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사를 피력하게 되고, 이때 기용한 작곡가가 바로 김현철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앨범 [화무(花舞)]가 김현철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만든 정규 10집 앨범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이틀곡 '조조할인'은 프로듀서 김현철의 곡이 아닌, 유희열의 곡이다. 이적과 함께 듀엣으로 호흡을 맞추었고, 이 곡은 소폭의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문제가 된 건, 프로듀서 김현철이 작곡한 2번 트랙 '난 괜찮아'였다. 이 곡이 돌연 표절시비에 휘말렸는데, 바비 칼드웰(Bobby Caldwell)의 'China'라는 곡을 표절하였다고 최종 판명이 나면서 안타깝게도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게 된다.

 

표절시비 때문에 앨범 전체가 평가절하된 것이 패인이겠지만, 이 앨범은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타이틀곡 '조조할인'의 성공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마 표절시비 건만 없었다면, 앨범 전체로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차근차근 들어보면 이영훈 특유의 서정성은 그대로 간직한 채 김현철 표 퓨전 재즈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이문세의 모습이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소라와 호흡을 맞춘 '장난인 줄로만 알았지' 같은 곡은 두 가수가 장난스레 치고받는 보컬이 자유분방한 재즈의 에너지를 물씬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앨범의 백미는 마지막 트랙 'My Dream'에 있다. 이 곡 또한 김현철의 곡이 아닌데(작사 작곡 임기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의 통일성을 해치지 않으며 당당히 마지막 트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담담한 어조로 전하는 아련함이 돋보이는 발라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