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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세련미를 과시하며 돌아온 댄싱퀸, 김완선의 신보, [2020 김완선]신보 소식 2020. 4. 22. 23:13728x90반응형
김완선 - 2020 김완선
2020.04.22. 발매
김완선 - 2020 김완선 (2020.04.22.) 댄싱퀸이 돌아왔다. 곱슬거리는 머리를 휘날리며 춤을 추고, 고혹적인 눈매를 보내며 아슬아슬한 목소리로 노래하던 바로 그 가수. 35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건재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각종 방송과 광고, 유튜브 등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 가수. 이제는 레전드라는 칭호가 제법 잘 어울릴 것도 같은, 바로 가수 김완선이다.
영원한 댄싱퀸 김완선 1986년 1집 [오늘밤]으로 데뷔한 김완선은 정식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하기 전에도 인순이 등의 백업 댄서로 무대 위에 오르며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했다고 한다. 모르긴 해도 단연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을 것이다. 1980년대를 떠올려 보자. 본격적인 댄스 음악의 시작이라고 평가받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2년에 데뷔했었으니, 80년대에 댄스 음악이 가요계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좁쌀만큼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댄스를 주무기로 내세우기보다는 트로트와 발라드 사이를 위태롭게 줄타기하던 마이너 뽕(?) 스타일의 곡들 일색이었던 당시의 가요계에서 김완선의 등장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구사했던 문워크(Moonwalk)와 같은 고난이도의 춤을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하고, 남성적인 파워와 여성의 섬세한 춤선을 모두 갖춘 김완선은 당대는 물론, 향후 몇 년 앞을 내다보아야 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춤꾼이었다.
그 후 김완선은 2집 '리듬 속에 그 춤을', 3집 '나홀로 춤을 추긴 너무 외로워', 4집 '이젠 잊기로 해요', '기분 좋은 날'을 비롯하여 5집은 무려 '가장 무도회', '나만의 것',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등의 히트곡들을 쏟아내며 그녀의 디스코그래피 사상 가장 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명반이 되었다. 하지만 김완선의 파죽지세와 같은 메가히트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H.O.T. 등 아이돌 그룹의 전성기였던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점차 하향세를 보이게 되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그녀의 모습을 더는 브라운관에서 만나보기 어렵게 되고 말았다. 그렇게 왕년에 날렸던 댄싱퀸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 한켠으로 잊혀지나 했더니...
최근 몇 년 간 김완선의 모습을 여러 방송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김완선은 많은 방황과 고뇌를 거쳐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성숙해진 태도를 보였고,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오늘, 비로소 베일을 벗은 그 앨범, [2020 김완선]은 이제까지 김완선이 선보여 왔던 비주얼 퍼포먼스 위주의 음악과는 단연 그 결을 달리한다. 오랜만에 앨범으로 컴백하는 것이라, 아무래도 보는 재미에 치중해 왔던 지난날은 접어두고 지금부터는 듣는 재미까지도 선사하겠다는 김완선의 강한 포부가 느껴진다.
이번 앨범에서 신곡은 보사노바 리듬을 차용한 'Yellow'와 신스와 브라스 리프를 강조한 어반 댄스곡 'High Heels'의 2곡이고, 나머지 곡들은 모두 이전에 발표했던 곡들 중 김완선 본인이 애착을 가졌던 곡들을 모아 재수록한 것이다. 어쨌든 이번 앨범에서 가장 나를 놀라게 했던 곡은 3번 트랙 '심장이 기억해'였다. 화려한 댄스 실력에 가려져 평가절하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김완선의 음색은 매우 록적이다.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느낌에 본바탕을 두고 있지만, 그 속에 아주 건조하면서도 까끌한 록 특유의 느낌이 있다. 비슷한 느낌을 찾아보자면 '다시 사랑한다면'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여성 록커 '도원경'이나, 롤러코스터 출신의 보컬 '조원선' 정도일까.
이 밖에도 모던 록의 터치가 가미된 '오늘', 디스코 리듬의 'Set Me On Fire', 트립합과 앰비언트를 각각 시도하며 음악적 지평을 넓힌 'It's You'와 'Oz On The Moon', 몽환적인 느낌의 일렉트로닉 곡 'Mir'를 비롯하여 김완선 최고의 히트곡인 '삐에로는 우릴보고 웃지'가 2019년에 재편곡된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중 'It's You'와 'Mir'는 꼭 한 번 들어보길 추천한다. 두 곡을 통해 김완선의 음악적 고뇌의 끝이 향해 있는 지점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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