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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따뜻한 날씨를 닮은 남자, 잭 존슨(Jack Johnson)의 앨범, [In Between Dreams]명반 산책 2020. 2. 3. 23:48728x90반응형
Jack Johnson (잭 존슨) - In Between Dreams (2005)
사람의 인생이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잭 존슨(Jack Johnson)이라는 한 뮤지션의 삶을 통해 깨닫게 된다. 잭 존슨은 촉망받는 서퍼(Surfer)였으나, 서핑으로 인한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몇 달 동안이나 바다에 갈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일뿐이었다. 그렇게 잭 존슨은 프로 서퍼로서의 삶 뿐만 아니라, 뮤지션으로서의 삶도 함께 갖게 된 것이다.
이 앨범은 2005년 발표된 잭 존슨의 정규 3집 앨범 [In Between Dreams]이다. 잭 존슨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특유의 따뜻한 에너지와 편안한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이 그러한 특징을 가장 선명하게 머금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 광고 CF에 이 앨범의 첫 곡인 [Better Together]가 삽입되면서 한국 대중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앨범이기도 하고 말이다.
아내에게 바치는 사랑의 헌사 [Better Together]의 경우, 곡의 형태는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그 울림은 매우 넓고 크다. 꾸밈없이 담백한 그의 보컬 또한 일품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만들고 부른 노래는 어떻게든 진심일 수밖에 없기에 경이롭고 아름답다. 이어지는 [Never Know]는 보컬과 기타 리프가 도입부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품고 진행되는데, 후렴구에서는 이러한 긴장감을 확 풀어주는 반전 진행을 보이면서 잭 존슨의 탁월한 음악적 센스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어쿠스틱 기타와 파도 소리의 조화로 마치 실제로 바닷가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Banana Pancakes], 탄력적인 기타 리프와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Good People], 훵크(Funk)의 터치가 엿보이는 [Staple It Together], 특유의 기분 좋은 그루브가 매력적으로 표현된 [Breakdown],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Do You Remember]까지 아름다운 명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잭 존슨은 환경을 생각하는 뮤지션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앨범을 녹음할 때도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앨범의 부클릿 등을 만들 때에도 친환경 재질의 종이를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제안한 조건을 수락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국가에는 자신의 앨범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2017년 발표했던 그의 가장 최근 정규 앨범인 [All The Light Above It Too] 앨범의 커버 아트는 해변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모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과연 음악 외적으로도 배울 점이 참 많은 아티스트이다.
잭 존슨은 개인의 맑고 건강한 생각이 세상을 조금씩이나마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커리어로 몸소 보여 주었다. 서퍼로 활동하면서 목격한 병들어가는 바다의 모습,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여흥에 취해 정작 소중하게 대해야 할 가치들에는 소홀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결코 쉽지 않은 그 길을 가고 있다. 현실에 부딪힐 때도 많을 것이고, 타협을 종용하는 세력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타협하지 않고 있고, 또 앞으로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잭 존슨의 이유 있는 고집을 응원하고, 그가 만드는 음악을 비롯한 모든 소리들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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