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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가창력의 보컬리스트, 빌리 포터(Billy Porter)의 데뷔 앨범, [Untitled]명반 산책 2020. 4. 3. 11:09728x90반응형
Billy Porter (빌리 포터) - Untitled (1997)
듣고 나면 입을 떡 벌리게 될 수밖에 없는 무시무시한 가창력을 가진 보컬리스트, 빌리 포터(Billy Porter)의 데뷔 앨범 [Untitled]이다. 그의 가창력은 장르 특성과 흑인이라는 종특(?)을 다 떠나서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저음, 중음, 고음의 모든 음역대를 자신의 음색 그대로 소화하고, 때로는 부드럽고 섬세하게 표현하다가도 가끔 록이나 메탈에서나 들을 법한 초고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지르기도 하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가수이다. 고음을 그렇게 좋아하는 한국 팬들에게 이 사람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의문이다.
그의 사진들을 찾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충격과 공포의 패션 센스... 대체 왜 이런 표현들을 했나 하여 보니 그는 이제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으로 완전히 전향한 듯하다. 배역에 맞는 표현을 하다 보니 패션도 이렇게 나왔던 것 같다. 가수로서의 삶보다는 뮤지컬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았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행보이다. 사실 빌리 포터가 노래를 말도 안 되게 잘하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해도 해도 너무' 잘하기 때문에 부담스럽게 느낄 여지도 충분하기에 대중적인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데뷔 앨범 [Untitled]는 정말 명반이다. 첫 트랙 'Show Me'부터 강렬한데, 곡의 인트로에서부터 한 번 내지르고 시작하는데, 그 성량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그렇다면 표현이 투박한가? 그렇지도 않다. 동물적이면서도 섬세함을 놓치지 않는 발군의 보컬 어레인지는 과연 압권이다. 이어지는 부드러운 R&B 발라드 'True Love'는 아주 편안하게 불렀고,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약간은 대중들에게 알려졌었던 팝 발라드 'Love Is On The Way'는 드라마틱한 구성과 귀신 같은 가창력이 어우러진 명곡인데, 아마 이 곡이 잠깐 대중들에게 회자되다가 끝내 사장되어 버린 이유는 아무래도 도저히 따라부를 수 없을 만큼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보컬리스트로서 빌리 포터의 가장 큰 강점은 부드러운 R&B 곡이나 가스펠 류의 드라마틱한 곡들에서 발휘되는 것 같다. 섬세한 러브 발라드 'And All I Do', 자장가를 의도하여 만든 듯하나 원곡 그대로 불러주면 잠을 확 깨버릴 듯한(...) 'Lullaby', 내지르는 고음을 최대한 자제하고 아름답게 부른 'I'll Be There',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원곡을 더욱 세련되게 재해석한 'Maybe I'm Amazed' 등이 이 앨범에서 만날 수 있는 명곡들이다.
이 앨범은 그동안 쉽게 들을 수가 없었다.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이 앨범을 서비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 풀렸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이 앨범을 들을 수 있게 되어 고맙고 반갑다. 해외 R&B를 처음 접했을 때, 보이즈 투 멘(Boyz II Men),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등과 함께 빌리 포터의 이 앨범을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추억이 짙게 배인 앨범이라 많은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시쳇말로 '미친 가창력'이라는 것은 이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빌리 포터의 미친 가창력에 여러분 모두 귀호강 제대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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