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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고3 시절을 별처럼 수놓은 가요 앨범들
    명반 산책 2022. 9. 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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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커버아트를 누르시면 음악감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일터에서 우연히 앨범 한 장을 발견했다. 바로 2004년에 발표된, 이승철의 7집 [The Livelong Day (긴 하루)]였다. 이 앨범 한 장으로 내가 고3 시절을 보냈던 2004년 한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고3 때 반 아이들과 이런저런 음악들을 나눠 들으며 참 아기자기하게 보냈던 것 같다. 그 친구들은 지금쯤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오늘은 그때를 생각하며 2004년에 발표되었던 앨범들 중 내가 자주 들었던 작품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이승철 7집 [The Livelong Day (긴 하루)] (2004)

    1. 이승철 7집 [The Livelong Day (긴 하루)]

     

    우선 이 포스팅을 쓰는 데에 불씨를 지펴 준 앨범부터 소개하는 것이 도리일 듯하다. 이 앨범은 이승철의 정규 7집 앨범으로, 중견가수의 반열에 오른 이승철의 놀라운 관록을 엿볼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이 앨범 이전까지 이승철이 주로 구사해 왔던,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창법에서 벗어나서 이 앨범부터는 힘을 빼고 가볍고 부드러운 소리를 구사하며 보컬리스트 이승철의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는 데에 성공한다.

     

    또 이승철이 이 앨범부터 새롭게 만난 프로듀서인 전해성의 존재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해성의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멜로디와 이승철의 세련된 보컬이 만나 만들어 낸 시너지는 이승철을 닳고 닳아 한물 간 가수가 아닌, 전세대를 아우르는 레전드 보컬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다지는 데에 초석이 되었다.

     

    임재범 5집 [공존 (Coexistence)] (2004)

    2. 임재범 5집 [공존 (Coexistence)]

     

    재야의 은둔 고수 이미지가 강한 또 다른 레전드 보컬리스트, 임재범도 2004년에 정규 5집을 발표하였다. 이 앨범은 무거운 분위기가 다소 감도는데, 임재범의 굴곡진 인생사와 그 삶에서 느낀 깊은 밀도의 성찰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앨범에 수록된 '살아야지'라는 곡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명곡이 되었다.

     

    거미 2집 [It's Different (2004)]

    3. 거미 2집 [It's Different]

     

    2003년, 1집 [Like Them]으로 의미 있는 데뷔 신고식에 성공한 가수 거미는 이듬해인 2004년에 발표한 정규 2집 [It's Different]로 단숨에 스타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은 뛰어난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성공했다. 거미의 경우 데뷔하자마자 성대결절에 걸려 활동을 자주 하지 못했던 아픔이 있었는데, 목이 그렇게 아픔에도 불구하고 라이브를 고집하여 '노래에 진심을 다하는' 특유의 애티튜드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한 바 있었다.

     

    힘들었던 1집 활동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2집의 타이틀곡 '기억상실'을 부르는 무대 위의 거미에게는 독기를 넘어 '살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곡 자체의 임팩트도 워낙 강했는데 묘한 아우라까지 함께 감도니, 이런 절실함이 성공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짙은 소울 감성의 타이틀곡 '기억상실'을 비롯하여 빅마마의 이영현이 작곡한 발라드 '날 그만 잊어요'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티드 1집 [Like The First] (2004)

    4. 원티드 1집 [Like The First]

     

    앞서 소개했던 거미를 비롯하여 휘성, 빅마마 등이 속해 있던 엠보트(M.Boat)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인 R&B 그룹 원티드도 2004년에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사실 이들은 중고 신인이다. 멤버 중 하동균, 전상환, 故서재호의 경우 2002년에 이미 '세븐데이즈(7dayz)'라는 그룹을 통해 데뷔한 바 있었고, 김재석 역시 2002년 '포유(4U)'라는 팀으로 세상에 존재를 알렸었다. 하지만 두 그룹 다 잘 되지는 못했고, 절치부심한 끝에 새롭게 팀을 꾸려 다시 나오게 된 것이다. 매우 임팩트가 강한 R&B 곡인 '발작(發作)'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고, 한국 가요사에 다시 없을 하동균의 유니크한 인트로 애드립은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해 8월, 교통사고로 인해 멤버 서재호를 잃어야 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내가 이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는 여름방학 중이었는데, 집에서 소리 내어 울 수가 없어서 학교 운동장으로 달려가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막 꽃을 피우려던 참에 이런 비운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나는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리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다이나믹 듀오 1집 [Taxi Driver] (2004)

    5. 다이나믹 듀오 1집 [Taxi Driver] (2004)

     

    힙합 계에도 중고 신인이 등장하여 파장을 일으켰다. CB Mass라는 팀으로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최자와 개코가 그들이다. 팀 이름은 '다이나믹 듀오'. 이들의 1집 앨범 [Taxi Driver]는 발표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한국 힙합의 클래식으로 남아 있다. 나얼이 피쳐링한 타이틀곡 'Ring My Bell'을 비롯하여, 바비 킴(Bobby Kim)의 인상적인 음색이 돋보이는 '불면증', '다이나믹 듀오'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출사표를 던지는 노래 '이력서'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범수 4집 [The 4th Episode] (2004)

    6. 김범수 4집 [The 4th Episode]

     

    전작인 '보고 싶다'로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감성 표현의 귀재로 좋은 평가를 받은 보컬리스트 김범수는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얼굴도 공개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꾸려나가게 되었다. 얼굴을 공개한 후 처음 발표하는 앨범인 정규 4집 [The 4th Episode]에는 브라운 아이즈의 작곡가 윤건이 선사한 '후회가 싫다'를 비롯하여, 박효신과 듀엣으로 부른 '무제(無題)', 마이너 풍의 애절한 발라드 '가슴에 지는 태양', 김범수 특유의 시원시원한 음색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채로', 김범수의 두 번째 자작곡인 'To Me' 등의 명곡이 수록되어 있다.

     

    박효신 4집 [Soul Tree] (2004)

    7. 박효신 4집 [Soul Tree]

     

    깊은 감성을 담아 진심으로 노래하는 가수, 박효신도 2004년에 정규 4집 앨범 [Soul Tree]를 발표한다. 이 앨범을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마침내 손에 넣게 된 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보통의 플라스틱 CD 케이스가 아닌, 홀로그램 이미지가 붙은 고급스러운 케이스에 보물처럼 고이 담겨 있던 은빛 CD를 만났을 때의 그 기쁨. 노래를 녹음하는 데에도 온갖 심혈을 기울여서 완벽주의의 극치를 발휘한다는 박효신인데, 이 앨범에서는 포장까지도 이렇게 소중하게 신경 써서 만들어 주니,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겉보기만 화려한 것이 아니라, 이 앨범은 내실도 아주 탄탄하다. 방시혁의 작품인 첫 트랙 '나처럼'으로 잔잔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소울과 훵크의 흔적이 엿보이는 'Hey U Come On', 전작 '좋은 사람'에 이어 한 번 더 호흡을 맞추게 된 신재홍 작곡가가 만든 타이틀곡 '그곳에 서서', 가수 앤(Ann One)과 듀엣으로 호흡을 맞춘 '몰랐죠', 아이리쉬 풍의 독특한 편곡이 인상적인 '찾을 수 없는 길', 김범수와 듀엣으로 부른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친구라는 건', 더 원(The One)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보낼 수 없는 너', 이기찬이 만들어 준 발라드 '왜 눈물만 나는지', 이소라의 노랫말과 김현철의 멜로디가 조화를 이루는 애절한 발라드 '그 흔한 남자여서'까지. 이른바 명곡의 향연이 아닐 수 없다.

     

    Ann One [Phoenix Rising] (2004)

    8. 앤(Ann One) [Phoenix Rising] (2004)

     

    비록 대중적인 흥행을 이끌어 내지는 못한 가수지만, 조금이라도 R&B와 소울에 관심 있는 리스너라면 결코 모를 수가 없는 디바, 바로 앤이다. 앤도 2004년에 정규 2집 [Phoenix Rising]을 발표하는데, 타이틀곡 '혼자하는 사랑'은 꽤 알려졌다. 앤은 실용음악과 지망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가수라고 한다. '혼자하는 사랑' 이외에도 1집 앨범에 수록된 '아프고 아픈 이름'과 'Memories' 등이 실음과 지망생들에 의해 제법 불리어졌다고 하니, 음악을 깊게 하려는 사람들은 앤의 진가를 알아보는 모양이다.

     

    여담으로 좀 샜는데, 이 2집 앨범의 곡들은 1집에 비해 흑인음악 특유의 그루브와 색채가 훨씬 짙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I Wonder Why'나 'Tell Me Why' 같은 트랙들은 과연 이것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는 퀄리티인가 싶을 정도로 수준 높은 곡들인데, 대중적인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참 아쉽다. 이 외에도 박효신과 함께 부른 R&B 발라드 'If You', 윤도현의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빛을 발하는 '천국에서', 영화 튜브(Tube)의 OST로 삽입된 발라드 '기억만이라도' 등의 명곡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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