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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3. 아이유 - 이름에게노랫말 곱씹으며 듣기 2021. 7. 12. 13:55728x90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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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의 정체가 늘 궁금했다. 슬픔이라고 하기에는 그보다 더 벅찬 느낌이고, 감동이라는 말은 너무 추상적이었다. 좀 더 선명한 단어로 이 감정을 설명하고 싶었다. 노랫말을 곱씹으며, 이 감정의 실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다같이 한 번 들어보자. (작사 아이유, 김이나, 작곡 이종훈, 편곡 홍소진, 이종훈)
꿈에서도 그리운 목소리는
이름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아
글썽이는 그 메아리만 돌아와
그 소리를 나 혼자서 들어나는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너'는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텅 빈 메아리만 되돌아온다. 나는 이곳에서 철저히 혼자다.
깨어질 듯이 차가워도
이번에는 결코 놓지 않을게
아득히 멀어진 그날의 두 손을과거의 나는 그대를 붙잡지 못했지만, 만약 이번에 너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꽉 쥔 손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리움과 후회가 뒤섞인 다짐이지만, 너에게 닿지 못해 여전히 공허하다.
끝없이 길었던
짙고 어두운 밤 사이로
조용히 사라진
네 소원을 알아너에게도 꿈꾸는 인간으로서의 소원이라는 게 있었을 테지. 하지만 달도 별도 없는 캄캄하고 거대한 밤이 흉물스레 덮쳐오면 너의 작은 소원은 먼지처럼 사라져 버렸을 테지. 나는 알아.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 하나만은 알고 있어. 내겐 가장 소중한 너의 소원이었으니까.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
보이지 않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밤의 장막을 헤집으며 나는, 밤에게 집어삼켜져 버린 너를 찾는다. 너를 찾기 위해 나는 기꺼이 밤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너의 손을 잡고 나는 갈 것이다. 이 기나긴 밤,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어둠의 끝, 빛의 시작점으로 함께 나아갈 것이다.
어김없이 내 앞에 선 그 아이는
고개 숙여도 기어이 울지 않아
안쓰러워 손을 뻗으면 달아나
텅 빈 허공을 나 혼자 껴안아예상대로, 너는 상처로 얼룩져버려 나를 비롯한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가까이하려 할수록 자꾸만 멀어지는 너. 너를 만났지만 끝내 너에게 닿지 못하는 나. 그렇게 자석의 같은 극처럼 우리는 멀어지고 있다.
에어질듯이 아파와도
이번에는 결코 잊지 않을게
한참을 외로이 기다린 그 말을잊지 않는 것은 살을 에듯 아픈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 밤의 어둠 속으로 덧없이 휩쓸려간 너의 외로움을 알고 있으니까. 아무도, 누구도 몰라 주더라도 나만은 알고 있으니까. 아니, 알아야 하니까.
수없이 잃었던
춥고 모진 날 사이로
조용히 잊혀진
네 이름을 알아
멈추지 않을게
몇 번 이라도 외칠게
믿을 수 없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나는 너의 이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멈추지 않고 너의 이름을 몇 번이라도 외칠 것이다. 너에게 닿으려 할수록 너는 점점 더 멀어져 가겠지만, 나는 계속해서 외칠 것이다. 언젠가 너의 손을 잡고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가게 될 그날까지.
노랫말을 곱씹으며 듣다 보니 어쩌면 이 노래에 등장하는 '나'와 '너'는 같은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망 앞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아니, 놓쳐버린 나를 위로하기 위해 써내려간 이야기. 아무도 몰라주더라도 나는 나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까, 내 이름을 둘러싸고 있는 나의 존재 가치를 알고 있으니까. 나는 결코 나를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감동받게 된 건, 아이유라는 탄탄한 브랜드 가치를 가진 슈퍼스타가 그 허울 좋은 겉포장지를 훌훌 벗어버리고 인간 이지은으로서 건넨 위로에 응답한 것 아닐까. 스타라는 자리에서 그녀도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 노랫말을 쓰면서 분명 그녀 자신도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또한 중심을 잃지 않도록 공동 작사로 힘을 보태 준 김이나 작사가님의 가치도 빛난다.
결국 이 곡이 가진 감정의 정체는 '위로'였다. 힘든 시간 앞에서 주저앉아버린 우리 모두를 향한 위로 말이다. 놓지 않겠다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고 외쳐 주는 인내와 끈기 말이다. 나 자신을 비롯한 이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 각각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곁들지 않고는 결코 쓸 수 없는 노랫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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