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제이 모튼(PJ Morton)의 정규 2집 앨범, [Gumbo] 리뷰

PJ Morton - Gumbo (2017)

1. First Began

2. Claustrophobic (feat. Pell)

3. Sticking To My Guns

4. Religion

5. Alright

6.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feat. BJ The Chicago Kid & The Hamiltones)

7. They Gon' Wanna Come

8. Go Thru Your Phone

9. How Deep Is Your Love

오래 전부터 이 앨범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었는데, 좋은 신보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신보가 나오지 않는 주말이 되어서야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피제이 모튼(PJ Morton)은 다들 익히 알 만한 밴드인 마룬 파이브(Maroon 5)에서 키보디스트 겸 서브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솔로 앨범은 밴드에서와는 달리 R&B와 소울 색채를 짙게 풍기고 있다.

2013년에 발표했던 전작이자 솔로 데뷔 앨범 [New Orleans]에서는 타이틀곡 'Only One'에서 R&B의 거장 스티비 원더와 협연하기도 했다. 스티비 원더 특유의 화려한 하모니카 연주가 압권인 곡이니 2집 앨범 소개에 앞서, 아래 영상을 통해 꼭 한 번 들어볼 수 있도록 하자.

그래도 1집에서는 마룬 파이브의 느낌이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느껴지지만, 이번 2집 앨범에서는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소울과 R&B의 느낌이 한층 강해졌다. 피제이 모튼의 특장(特長)인 풍부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가 이번 앨범에서 절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1번 트랙 'First Began'을 들어 보면, 잔잔한 키보드 인트로 위에 화려하게 수놓이는 R&B 보컬이 매우 인상적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트링을 통해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감동을 자아낸다.

   

타이틀곡은 2번 트랙 'Claustrophobic'인데, 자신에게 요구되었던 인종적 고정관념 때문에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무거운 내용을 담아내다 보니 음울한 느낌의 네오 소울 스타일로 표현된 것 같다. 뮤지끄 소울차일드(Musiq Soulchild) 등을 연상시키는 편곡이다.

이외에도 신들린 듯한 드럼 연주가 압권인 3번 트랙 'Sticking To My Guns', 신디사이저 스타카토 위를 가로지르는 스트링이 조화롭게 다가오는 4번 트랙 'Religion', 90년대 R&B 스타일의 아름다운 발라드인 7번 트랙 'They Gon' Wanna Come', 비지스(Bee Gees)의 명곡을 피제이 모튼 스타일로 재해석한 9번 트랙 'How Deep Is Your Love' 등 들을거리가 무궁무진한 앨범이다.

   

피제이 모튼은 아주 영리하며, 동시에 음악적 욕심도 많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마룬 파이브 같은 트렌디하고 핫한 밴드에 소속되어 최신 경향에 대한 자양분도 섭취할 수 있고, 솔로 작업에서는 오롯이 자신의 음악적 지향점을 추구하며 활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R&B와 소울을 좋아한다면, 더구나 요즘의 PB 계열보다는 옛스러운 네오 소울이나 언플러그드 스타일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덧붙이자면, 얼마 전 피제이 모튼이 이 앨범 [Gumbo]의 언플러그드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라이브의 생생한 에너지로 듣는 [Gumbo]의 수록곡들이 새롭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오늘은 포스팅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평소에 소개하고 싶었던 앨범 하나라도 제대로 소개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뿌듯하다.

방금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Gumbo]의 언플러그드 라이브가 유튜브 영상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오늘은 특별하게 이 라이브의 풀버전 영상을 덧붙이도록 하겠다. 피제이 모튼이라는 뮤지션의 진가를 한껏 느껴보시길.